2009년에 영화 <아바타>가 나왔을 때만 해도 3D 영화 시장은 점점 더 성장할 것처럼 보였다. 2D 영화가 보여줄 수 없는 3D 영화의 좀 더 현실감있는 그래픽은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많은 전문가들은 3D 영화의 시대가 왔다고 자부했고,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3D 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지 않다. 2D 영화에 비해 사람들의 수요가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3D 영화를 볼 때 머리가 어지럽거나 눈이 너무 피로해지는 등의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여전히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일까? 가장 주요한 요인은 수렴-조절 불일치(vergence-accommodation conflict)다.
▶ 수렴(vergence)과 조절(accommodation)의 의미
우선 수렴과 조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보자. 수렴(vergence)이란 어떤 물체에 대해 하나의 융합된 이미지를 얻기 위해 두 눈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과정으로 즉, 융합(fusion) 과정을 의미한다(그림1).
그림1. 수렴에 대한 설명. [출처: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Vergence#/media/File:Stereogram_Tut_Eye_Convergence.png]
그림1에서 알 수 있듯이 가까이 있는 물체를 볼때는 우리의 안구들이 안쪽으로 수렴한다. 반면 멀리 떨어져 있는 물체를 볼때는 거의 서로 평행을 이룬다. 이처럼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물체가 얼마나 우리로부터 떨어져 있는지에 따라 두 눈이 수렴하는 정도가 다르다. 수렴을 좀 더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필자가 말하는 것을 따라해보자. 두 눈 앞에 검지 손가락을 갖다대고 거기에 시선을 고정시킨 후, 손가락을 앞 뒤로 움직여보자. 눈동자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손가락이 얼굴에 가까워질수록 뭔가 근육이 당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조절(accommodation)은 특정 거리에 위치한 물체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수정체(lens)의 모양과 두께를 조정하는 것으로 즉, 포커싱(focusing) 과정을 의미한다(그림2).
그림2. 조절에 관한 설명. [출처: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Accommodation_(eye)]
흐릿하지 않고 분명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는 것이다. 그림 2를 보면, 멀리 있는 물체에 초점을 맞출 때는 수정체가 얇아지고, 가까이 있는 물체에 초점을 맞출 때는 수정체가 두꺼워짐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이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물체가 가까이 있을 때 충분히 수정체를 두껍게 만들지 못하고 얇은 상태가 유지된다. 이러한 이유로 노안(presbyopia), 즉 가까이에 있는 물체에 초점을 잘 맞추지 못하게 되는 상태가 오는 것이다. 우리의 아버지들이 신문을 볼 때 멀찍이 떨어뜨려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렴과 조절이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면 다음으로 넘어가자.
▶ 수렴-조절 불일치란?
일반적인 상황에서 우리의 눈의 수렴과 조절 과정은 서로 잘 어울러진다. 서로 상호의존적(dependent)이다. 수렴 거리와 조절 거리가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3D 영화를 시청할 때는 이 일치성이 깨진다. 우선 우리의 두 눈은 스크린 화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어떤 장면에서는 물체들이 마치 화면 앞을 뚫고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이때 거기에 따라 우리의 눈들이 수렴한다. 그런데 동시에 뚜렷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 스크린 화면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조절 거리는 우리로부터 스크린 화면으로 항상 동일한데, 수렴 거리는 디스패리티(http://bskyvision.com/33)의 정도의 크기에 따라 계속 바뀐다. 원래는 상호의존적인 친구들이 독립적(independent)으로 활동한다. 이 과정에서 눈과 뇌가 혼란을 느끼는 것이다(그림3).
그림3. 수렴-조절 불일치 설명
눈과 뇌에게 입이 있다면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거야?' 불평할 것이다. 3D 영화를 보면 이러한 불일치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는 점점 시각적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참고 자료>
[1] http://fallics.tistory.com/2 => 3D 영화 원리
[2]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psj452771&logNo=220952190773 => 수렴-조절 불일치
[3] Ijsselsteijn W A, Heynderickx I. Visual discomfort in stereoscopic displays: a review[J]. Proceedings of SPIE - The International Society for Optical Engineering, 2007, 6490:64900I-64900I-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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